일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시조(연인/이영도)

윤여설 2010. 1. 3. 19:59

 

                                                                                                           (청마 기념관의 유치환 흉상)

 

 

 

  

 

 

 

 

 

   연인(戀人)

            

                             - 이영도 시인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울여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서로 야윈 가슴 먼 창(窓)만 바라다가
그대로  일어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 이 시를 발표할 무렵 이영도 시인은 독신자(청상과부)였다.

그러나 한 가정을 거느리고 있는 시인 유치환과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 사이였다.

외적으론 독신 생활을  지속하고 있는 과부와 정실(正室)을 거느리고 있는 남자가 서로 사랑한다는 것은

이직, 한국적 풍토로써는 많은 사람들의 논길을 살펴야만 한다.

당사자들이 유명일 수록 더욱 그렇다.  

 

*사랑에의 연민이 가득 스며 있는 평시조이다.

  구성은 2수 1편으로 되어 있다.

 

  첫째 수는 임을 간절하게 기다리는 심정을

  둘째 수는  임이 정작 찾아 왔을 때의 딱한 사정을 보여주고 있다.

  원제목은 무제(無題-제목 없음)로 되어 있다.

 

 

 

 

 

 

 

         이영도 시조시인·수필가  

△경북 청도 출생(1916~1976)
△《죽순》에 <제야>, <바위>를 바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
△시조집『청저집(靑苧集)』,『비가 오고 바람이 붑니다』등
△유고시집『언약』
△수필집『춘근집(春芹集)』,『비둘기 내리는 뜨락』,『머나먼 사념의 길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