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허수아비는 이제 절대로 외롭지 않다.
추리닝 한번을 곱게 입고 밀집모자 대신 벙거지모자를 쓰고 있다.
또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마스크도 하고 있다.
그리고 심심할까봐서
곰인형도 친구삼아 데리고 서서 지키고 있다.
또한!
비가 올 것을 대비해서 우산도 짚고 서 있다.
참으로 행복한 허수아비이다.
아래에 본인이 쓴 시 허수아비 두 편을 소개합니다.
요즘의 행복한 허수아비와는 좀 안 어울릴 것 같습니다.
허수아비.1
- 윤여설
가을 속에
결실들이......
이 푸근한 흙냄새
황금나락은
농부 땀방울
구리빛 사내
부릅뜨고 홀로 서 있다
타는 눈빛!
들녘을 바라보다
동네를 바라보다
동구밖 응시한다
그녀는 언제 돌아오나
젖멎이 없는 동네
허수아비.2
- 윤여설
부친은 늘 그렇게 지켰다
저 뼈 시린 들판에
우리 사 남매를 ...
다가서면 아련히 멀어질 뿐이었다
무섭게 그리웠을 뿐
부릅떠 인자한 눈
화내는 일 없어
아쉬워 보고픈 얼굴
이승의 삼십삼개월
父子 인연을 뒤로하고...
오늘도 그 모습 그대로
나를 지키는
벽에 사진 속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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