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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의 시인(詩人)' 누가 될 것인가?

윤여설 2008. 12. 15. 14:29

 

 

 

                                                          '오바마의 시인(詩人)' 누가 될 것인가?
                                                          취임식 때 詩 낭송… 필립 레빈·로버트 핀스키 등 유력
                                                                    역대 '민주당 대통령' 시인 초청
                                                                    핀스키는 2006년 만해대상 받아

 

 

2009년 1월 20일 오바마미국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시를 낭송할 '오바마의 시인'은 누가 될 것인가? AP통신은 주로 민주당 출신 대통령의 취임식에 시인이 초청됐고 취임준비위원회 측도 이번 취임식이 "모든 종류의 예술을 아우르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근거로 이번 취임식에도 시인이 참석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게다가 오바마 자신이 '화려한 언어의 예술가'이기 때문에 취임식 때의 시인참석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오히려 관심의 초점은 누가 초청받게 될 것이냐는 데 있다는 것이다.

시인을 취임식에 초청한 첫 번째 대통령은 케네디였다. 1961년 '20세기 미국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불리던 로버트 프로스트는 86세의 고령임에도 참석해 1942년작 '아낌없이 주는 선물(The Gift Outright)'을 낭송했다. 원래는 케네디를 위해 지은 시를 낭송키로 돼 있었으나 그날 눈 덮인 의사당의 햇빛에 반사돼 원고를 읽을 수 없게 되자 자신의 시를 암송한 것이다.

클린턴은 두 차례 취임식에서 각각 알렉스 헤일리의 TV드라마 '뿌리'에서 주인공 쿤타킨테의 할머니로 열연했던 흑인여성 시인 마야 안젤루와 아칸소 출신의 시인 밀러 윌리엄스를 초대했다. 카터의 경우에는 취임식 전야제 때 제임스 디키를 초청하기도 했다.

이번 취임식에 시인이 올라 시를 낭송하게 될 경우 그는 취임식에 초대된 네 번째 시인이 되는 셈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지금 시인들과 시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온갖 시인들의 이름들이 거명되고 있지만 가장 유력한 시인으로는 필립 레빈(Philip Levine·81)과 로버트 핀스키(Robert Pinsky·69)가 꼽히고 있다.

레빈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태어난 도시 빈민 출신으로 노동자들의 삶을 형상화해온 시인이라는 점에서, 핀스키는 세 차례 미국 계관시인을 지냈고 시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시인이라는 점에서 강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는 것. 그중에서 핀스키는 보스턴대 교수로 한국에 대한 책도 썼고 2006년 만해대상 문학부문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 그 밖에도 재즈를 시와 접목시킨 유세프 코뮤냐카와 현재 미국 계관시인인 케이 라이언도 후보에 올라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 대통령과 시인의 관계가 늘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케네디의 뒤를 이어 대통령에 오른 린든 존슨의 경우 백악관을 방문한 한 시인이 베트남전을 비판하는 데 격분해 "앞으로 내게 시인을 절대 데리고 오지 말라"며 참모들에게 엄명을 내렸다. 현직 부시 대통령의 경우 2003년 아내 로라 부시가 백악관에서 '시와 미국의 목소리'라는 문학 포럼을 열려다가 시인들이 그것을 이라크전에 항의하는 행사로 삼을지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서 서둘러 포럼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 시인협회 트리 스웬슨 사무국장은 "지금 우리는 언어가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이번 취임식에 시인이 참석하게 된다면 그것은 우리가 언어와 보다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