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의 동대문운동장

동대문야구장은 남산 '댐'이었다

윤여설 2008. 9. 12. 07:13

동대문야구장은 남산 '댐'이었다‥수문 발굴
뉴시스

옛 동대문야구장 터에서 이간수문(二間水門)이 발견됐다. 서울 남산에서 흘러나오는 물길을 조절하던 문이다.

이 지역 유적을 발굴조사 중인 중원문화재연구원(원장 차용걸)은 11일 광희문과 흥인지문 사이의 이간수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흥인지문과 광희문 사이는 서울 도성내에서 가장 낮은 저지대다. 도성을 축조하려면 물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다.

남산에서 흘러내려온 물은 서울 도성 남쪽을 지나 흥인지문과 광희문 사이에 설치된 수문을 통해 성 밖으로 흘러 청계천으로 유입됐다. 다시 중랑천을 따라 한강으로 들어갔다.

이간수문은 문 윗면을 타원형(아치형태) 곡선으로 조성한 홍예식 수문이다. 이간수문 윗면의 돌 일부는 떨어져 나간 상태다. 첫돌과 받침돌 등은 형태가 양호하다. 이간수문의 전체 길이는 7.4m, 수문의 너비는 2칸 각 330㎝, 문의 높이는 4m다.
이간수문 안쪽에는 성내 물길을 안내하고 성벽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날개 형태의 석축시설과 나무 울타리 흔적이 있다. 홍예석 사이에서는 H자 형태로 철제로 연결한 이음새가 드러나기도 했다.

중원문화재연구원은 또 동대문운동장 터에서 1925년 경성운동장 건립과 함께 멸실된 것으로 알려진 숭인지문-광희문으로 연결되던 서울성곽도 찾아냈다. 이것들은 운동장 지하 3~5m 아래에 매몰돼 있었다.

서울도성 성곽은 50m 정도만 조사, 확인됐다. 잔존 길이가 140m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월부터 동대문야구장 일대를 발굴, 조사하고 있는 중원문화재연구원은 앞서 조선의 유적지와 일제 강점기 유물로 추정되는 기와도로를 찾아내기도 했다.

(조선일보에서 옮겨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