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 및 유적답사

제주 모슬포전적지! 아픔을 딛고 다시 태어나라

윤여설 2008. 1. 25. 13:35
 

 
  아름다운 섬! 제주!


 하늘의 교통관문인 제주국제공항에 내려 자동차로 1시간정도 남서쪽으로 달리다 보면 송악산기슭에 닿는다. 왼쪽으로는 해안가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끝없이 넓게 펼쳐진 푸른 대평원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왼쪽 해안가를 자세히 바라보면 해안선이 맛다은 곳에 껌껌한 절벽에서 금방이라도 뭔가 튀어나올 듯한 불안감이 감도는 동굴들이 우리의 시선을 붙잡는다. 바로 바다의 자살특공대가 폭탄을 실은 소형어뢰정으로 미군함정을 공격하기 위한 어뢰정보관시설이다. 이를 뒤로하고 5분정도 더 가다 보면 길가에 경운기 등 농기계와 바쁘게 허리 굽혀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이 겉으로 보기에는 내륙의 농촌모습과 다를 바 없어 정겹고 반갑게만 느껴진다.

 이곳 알뜨르를 중심으로 송악산아래 어뢰정진지, 송악산 지하진지, 대공포 진지와 정비고, 탄약고 등 모슬포 여기저기에 일제시대의 많은 전쟁유적지가 모여 있다. 제주 대정읍 모슬포는 제주 지역에서 가방 바람이 매서운 곳이라 사람이 살기 어렵다하여 못살포로 불리다 현재는 모슬포로 되었다고 한다.  

 

 알뜨르비행장은 일본본토의 사수를 목적으로 건설되었고 상해공격의 거점으로는 정뜨르비행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4.3항쟁 당시는 최대 양민 학살터이기도 한 정뜨르비행장은 그 후 확장하여 현재 제주국제공항으로 이용되고 있다.
 1926년 처음 계획된 비행장건설은 1차로 1930년대 중반까지 10여년동안 중국본토의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계획하여 실제 상해로 폭탄을 싣고 비행장을 이륙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미군의 괌 및 필리핀점령으로 일본국의 패색이 짙어지자 일본본토를 사수하기위한 결7호작전으로 1937년 비행장확장계획을 세워 기존 20만평을 2차로 1945년까지 80만평으로 비행장을 확장해 시세보의 해군항공대 2500여명과 전투기 25대를 배치했다고 한다.



  흙이나 띠 등 자연부산물로 위장했을 대부분의 군사시설물은 전시 중에 급작스럽게 이루어져 조잡하고 엉성하게 보이나 격납고 등 대부분의 건축물들이 매우 견고하여 아직도 그 모습대로 남아있다. 바로 지척에는 알뜨르비행장 활주로가 풀밭으로 뒤덮인 채 외부인 출입금지 표지판과 철책선이 가로막고 있고 바로 옆 감자밭 가의 진지동굴, 근래 들어 철거된 관제탑, 급수탑 등도 있어 가히 군사유산의 집합체라 할 수 있다.

 이들을 포함하고 있는 모슬포 전적지는 현재 총 2,500천 ㎡ 즉 756,250평으로 이번 정비대상 포함면적은 1,096천 ㎡, 331,540평으로 국방부소유가 1,085 천 ㎡, 318,213평으로 99.8%를 차지하고 있다. 바로 이곳이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문화유산관광의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키기 위하여 처음으로 유관기관과 함께 문화유산의 관광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그 실천적 전략으로2005년 6월 우리청과 한국관광공사는 남제주문화재일원을 연계한 관광자원화를 양 기관이 함께 추진하는 한편 나아가 지속적이며 발전 가능한 문화유산 관광을 모색코자 업무협력합의서를 체결하였다. 그와 동시에 제주도의 참여를 적극 권유하여 3기관 공동의 모슬포 관광프로젝트 사업을 개발운영하기로 하는 한편 가시성과 실효성을 위하여 단계별로 사업을 추진키로 하였다.

 그 첫 단계가 바로 모슬포를 거점으로 하는 1일 투어형 단기적 사업이고 다음 단계로 장기적 관점에서 마라도, 그리고 추사적거지, 대정성지 등과 연계하여 실시하는 체류형 관광자원화 프로그램이다.
 우선 현지실태를 조사코자 공사와 합동으로 2005. 6월 현지를 방문하였다. 제주도 담당공무원의 안내로 모슬포 현장을 돌아보니 여기저기 회색빛으로 불룩하게 올라있는 격납고는 흉물스럽게 느껴지기만 한 채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은 갈아놓은 감자밭을 달궈 고온다습한 지열이 불쾌지수를 끌어올려 우리의 인내한계치를 실험하고 있었다.


 격납고와 방공호 등 주변 군사유적지를 돌아보는 동안 위치조사나 관련정보조차 파악하기 어려워 관광자원화는 요원하게만 보이고 무엇부터 손을 대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게다가 갈아 놓은 밭에 푹푹 빠져가며 어렵게 격납고에 다가가보니 여기저리 나뒹구는 자잘한 감자들, 부서져 녹슬어가는 농기계, 다 쓰고 버린 농약병과 비료종이 등 온갖 잡동사니만 가득하였다.

 그러나 관광수용태세(관광을 위한 각종 준비태세 또는 만족정도)는 매우 높다는 관광공사의 설명에 따라 먼저 접근가능하고 이용 가능한 부분부터 자원화를 시작하기로 하였다. 먼저 시급한 것이 정비대상 토지소유자인 국방부의 양해가 필수불가결한바, 문화재청과 제주특별자치도의 끈질긴 노력으로 전략적 사용용지 등을 제외한 일정 부분에 있어서 사용합의를 이루어내었다.

 2006년 9월 문화재청은 등록문화재정비 및 주변정비차원위한 보조금 교부를, 한국관광공사는 관광스토리개발, 관광프로그램개발, 관련 관광홍보자료 발간, 팸투어실시 등을 현재까지 마친 상태이다. 앞으로의 계획으로는 관광버스의 진입로 확보와 격납고까지의 관람동선, 종합 안내판 등으로 진입로 확포장은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관람동선도 곧 시작될 예정으로 조속히 마치는 대로 일차적으로 관광투어를 운영할 계획이다.

 1일 투어코스는 송악산 진지동굴의 관광자원화에 성공한 평화박물관을 시작으로 용머리의 삼방산을 거쳐 지하벙커, 격납고의 모슬포전적지, 그리고 평화센터의 프로그램으로 잠정 확정하여 곧 관광 상품화할 예정이다. 또 한편으로 이와 함께 모슬포전적지에 대한 먼저 학술적 차원의 발굴조사를 거쳐 종합정비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추진도 병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금년 10월 관광객 모집을 목표로 일정추진중이며 수많은 내외국의 관광객이 방문하여 제주도지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또한 지역상징물로 자리 잡아 지역주민의 사랑받는 문화재, 아끼는 문화재, 자긍심이 되는 문화재가 되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 문화재청 문화재활용과 서기관 우경준 (문화재청에서 가져왔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