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반지 사후의 세계는 어떤 것일까? 죽음은 산자와 확실하게 이별하는 것일까? 아니면 죽어서도 원하면 아내와 다시 만날 수가 있는 것일까? 교통사고를 경험한 나는 가끔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나는 대수술을 세 번이나 받았다. 수술을 받을 때마다 왼손 약지에 낀 결혼반지를 뺐다. 삶에 있어서 이 보다 더 쓸쓸하고 허전한 경우도 드물 것이다. 결혼생활 15년동안 반지를 뺀 것은 이번까지 세 번째다. 공교롭게도 수술을 할 때만 반지를 뺐다. 신혼 때에는 반지가 손가락에서 좌우로 돌고 조금은 어색해 빼어놓고 다녔으나 아내는 출근할 때에 늘 끼워주었다. 나도 또한 남자의 밋밋한 손보다는 반지 하나 정도는 끼어 있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 오늘에 이르렀다. 평상시에는 반지가 끼어 있는 것을 거의 의식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