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푸른 엄지족

철드는 아픔

윤여설 2006. 2. 3. 11:40
 

 

철드는 아픔



나이가 드는 건 때론 기쁘다

용광로의 정열이 양보와

조금 남을 이해할 것 같다

매무새에 신경이 가고

파닥거리는 물고기같은 젊은 여인들이

이제 먼 보물 같다

스포티한 그들의 우유빛 피부의 숨결은

지금도 아리한데

아직 감성은 그대로다

아주 가끔

붉고 푸른 싱싱한 침실이

펑크난 타이어 같은 밤이 있다

파도소리만 적적함을 매우는

고도의 밤같이 잠 못 든 날

거울 앞에 서면 다른 누가 있다

탄력 잃은 피부에 이제 익어가는

원숙미가 있고 어깨의 멍에 자국이

선명치만 융통성이 어린다

흩어진 머릿결에 언뜻 늘어난 새치

불혹의 나이는 고맙게 허전하다


어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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