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절벽의 도시

윤여설 2006. 1. 5. 08:34


 

 

 

   

절벽의 도시

  



이 순간!

먼 전설 속 아득한 신화처럼

봉우리는 영원히 숨을 것이다.

그림 속의 풍경보다

아름답게 다가오던

저 산!


가슴 답답하다.

지금 침략으로 일어서는 콘크리트 절벽이

목을 누르는 것 같다.

잡힐 듯 내려다보는

산을 우러르며

곤함을 내려놓은 이도 있었으리라!

누가 눈을 막는가?

능선에 지던 해와 뜨던 별들은

어디로 갈 것인가?

내가 그리워하듯 산도

바라보던 이들을 그리워할 것이다.

철벽보다 견고히 한 층 더 올라가는

아파트 공사장 앞

아스라이 손짓하는 북한산

더는 볼 수 없다.


멀쩡한 맹인을 양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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