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코너

이중섭의 말과 소를 부리는 사람들

윤여설 2005. 12. 25. 02:42

 

 

 

종이에 먹지로 베껴 그리고 수채
9×14cm
1941년 3월 30일

완만한 등성이 위에 소와 말 그리고 꽤 큰 새가 있고, 여기에 여러 가지 자세를 한 다섯 사람이 등장하고 있다. 엎드린 채 소의 얼굴을 쓰다듬는 사람, 소를 타고 있는 두 사람, 말에 올라타려고 애쓰는 두 사람이 그들이다. 소에 탄 두 사람은 공중의 새를 맞으려는 듯한데 그 새는 이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 쪽으로 방향과 시선을 향하고 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화면의 구성 요소들을 긴밀하게 엮는 이중섭의 특징이 잘 나타난 그림이다.

 

 

 

 

두 마리 사슴



종이에 먹지로 베껴 그리고 수채
9×14cm
1941년 4월 24

이중섭이 이 그림에서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그림에서 느껴지는 위협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 그림의 설정은 오장환(吳章煥)이 1939년 10월 『조선일보』에 발표한 시 「성탄제」의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이 시는 사냥꾼에게 쫓기는 어미 사슴과 어린 새끼 사슴의 비애를 노래한 것이다. 물론 그림에 등장하는 큰 사슴은 시에서와 달리 어미 사슴이 아니라 수사슴이며 아래쪽 사슴은 작고 여린 암사슴이지만, 화면 바깥에 어떤 위협을 설정하여 그림 전체에 긴장감이 돌도록 한 것은 오장환의 시에서 착상한 것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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