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단풍은 2018년 단풍이 아름다웠던 해 이후에 가장 빈약하다.
마치!
뭔가 부족한 가을인 것같았다.
그러나
마을의 공원에 단풍잎들이 이제 내려와 마지막 임무를 수행 중이다.
떠나기 전에 땅에서 붉게 뒹굴며 사람들에게
가을을 깊이 심어주고 있다.
가을엔 누구나가 사진작가가 되나보다.
모두들 폰카로 사진을 담기 바쁘다.
요즘의 폰카는 모드 조정만 잘 하면 전문가용 카메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겨울의 초입에서
- 윤여설 시인
들판은 겨울을 견디기 위해 비워두고
나무들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스스로
옷을 벗는다
마약에서 깨어난 것처럼
혼미한 머리
다시 환절기 증후군을 앓는다
오늘 방한복을 한 벌 샀다
임산부처럼 불룩한 아랫배에 숙변과
폭풍전야같이 고요한 가슴에
벌떡이는 욕망을 잘 보온해야 한다
신분증과 금융카드도 금고에 넣듯
방한복주머니 깊숙히 보관하고
설한(雪寒)의 에는 바람에 견뎌야 한다
결국 내 것이 아닌 것을
지키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