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장삼

윤여설 2020. 10. 26. 14:37

 

 

 

 

승무

-조지훈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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