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군

F―35 도입에서 드러난 韓·日 군사외교력(옮겨 옴)

윤여설 2014. 4. 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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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문화일보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3112601070827060004 

F―35 도입에서 드러난 韓·日 군사외교력  

명분만 챙긴 韓… 실리까지 챙긴 日

한국이 미국 록히드마틴의 F-35 40대를 수의계약 형식으로 도입하기로 사실상 결정하면서 차기전투기(F-X) 사업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군사외교력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같은 규모의 F-35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경우 실리는 하나도 챙기지 못한 것에 가깝기 때문이다.

26일 군 당국과 방위산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도 2011년 12월 공군자위대의 차세대 주력전투기로 F-35 42대 도입을 결정했다. 그렇지만 내용면에서는 확연히 다르다. 일본은 42대 가운데 4대만 완제품으로 도입하고, 나머지 38대는 핵심 기술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아 일본 미쓰비시가 생산한다.

일본은 또 개발이 끝나지 않은 F-35를 공개경쟁방식으로 추진하면서 미국으로부터 ‘무기수출금지 해제’라는 엄청난 반대급부를 얻어냈으며 최근에는 ‘집단적자위권 행사’라는 양보까지 얻어내고 있다. 한국이 40대를 모두 완제품으로 들여오면서 챙긴 ‘한·미 동맹 강화’라는 허울과는 하늘과 땅 차이다.

특히 한국은 같은 F-35를 선택하면서도 굴욕적인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거래 방식에다 수의계약을 택하면서 스스로 ‘을’의 위치로 전락시켰다. 실제로 한국이 F-35를 미국정부의 FMS로 들여올 경우 가격은 물론 성능도 보장받지 못한다. 최악의 결과로 F-35 생산이 중단되면 계약금도 돌려받을 수 없다. 한마디로 잘못되는 모든 것을 한국이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또 한국이 기술이전이나 현지 생산없이 완제품을 구매하면서 앞으로 도입하는 F-35 유지 보수를 위해 일본 부품을 사용하거나 우리 공군 전투기가 일본에 가서 정비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F-35를 분해하고 정비할 능력과 권한이 없는 한국이 가까우면서도 직접 F-35를 생산하는 일본 현지 정비가 가장 값싸고 손쉽게 부품을 조달받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공군 전투기의 운항기록 등 작전 결과에 대한 데이터도 고스란히 일본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 물론 한국이 독도 영유권 분쟁과 일제 만행 등의 정치·군사적 이유로 F-35를 일본에서 정비받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현재의 F-15K처럼 비싼 돈을 주고 오랜 시간을 들여 미국에서 정비를 받아야 하는 시간적, 경제적 불이익을 감수해야 다.
F-35 도입에 따른 정비 등 유지보수비용 부담도 큰 격차가 예상되고 있다. F-35 40대를 운영할 경우 앞으로 20년간 20조 원 규모에 달하는 운영유지비의 상당수를 일본이나 미국에 납부해야 하지만 일본은 자체에서 부품 생산과 정비가 가능해 이 같은 유지보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도록 한 것도 협상력의 차이다.

개발도 끝나지 않은 F-35를 국가이익을 위한 협상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수의계약으로 결정하려는 군당국의 사업추진 방식에 대해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F-35를 FMS 방식의 수의계약으로 도입하려는 지금대로라면 레이더, 항공전자 등 부품 제조 및 핵심기술 획득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이라도 스텔스 기능, 레이더, 엔진 제조기술 등의 기술 이전을 받을 수 있도록 일본처럼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