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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제2호
나의아버지가나의곁에서조을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고또나는나 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고그런데도나의아버지는나의아버지대로나의아버지인데어쩌자고나는자꾸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의..... 아버지가되느냐나는왜나의아버지를껑충뛰어넘어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해설>
이상의 시는 잘 알려져 있듯이 난해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망상적인 이른바 쉬르레알리즘(초현실주의超現實主義)계열의 작품들이다.
오감도 시 제2호도 여러가지 구구한 해설들이 많다.
어떤 평론가는 이상의 가족사 속의 "아버지를 잃은 슬픔"표현한 시라고 해석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저 작품은 아버지와 아들 간의 매우 다정다감한 한 때를 노래한 작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즉, 아버지가 사랑스러운 아들의 뜻과 응석을 받아주는 것을 <나의아버지가나의곁에서조을적에나는나의아버지가되고또나는나 의아버지의아버지가되고>로 표현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버지와 자식 사이가 아무리 가까워도 아버지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그런데도나의아버지는나의아버지대로나의아버지인데>
그런데도 그 시절 남아선호사상이 그렇듯이 이 아들은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아버지를 넘어서 할아버지까지도 그의 응석과 뜻을 받아주는 가족애에 매우 부담을 느낀 듯하다.<왜나의아버지를껑충뛰어넘어야하는지나는왜드디어나와나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와나의아버지의아버지의아버지노릇을한꺼번에하면서살아야하는것이냐>
태어나서 두 살때부터 큰집으로 양자를 가서 생활한 이상은 비록 친부모 아래서 자라지 못하는 허무함과 쓸쓸함을 느꼈을지 모르나
늘 백부와 친부모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을 것이다. 그 어린 시절의 사랑에 대한 회고를 시로 나타낸 것 같다.
의외로 해석이 가능한 단순한 시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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