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의 이해
참고 : 사찰 100美 100選 (상, 하)/허균 / 불교신문사
기타
055 비천 : 불국을 나는 매혹적인 천인
비천은 고대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건달바와 긴나라를 원형으로 하고 있다.
건달바는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오직 행만을 구하여 몸을 보호하며, 또 스스로 몸에서 향을 발산하므로 향음신香音神이라고 한다.
긴나라도 역시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천신이다. 팔부중의 하나로 불교에 포섭되어 천악신天樂神, 가악신歌樂神으로 불렸다.
건달바가 속악俗樂을 연주하는 것에 비하여 긴나라는 법악法樂을 연주한다.
이들의 형상은 일정하지 않고 사람 머리에 새의 몸을 하기도 한다.
2000여 년 전 불교가 인도에서 중국에 전래될 때 비천도 따라와 도교의 여선女仙처럼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했다.
상반신은 배꼽을 드러내는 나체이고, 하반신은 비단처럼 부드러운 속옷 차림이며,
표정은 요염하고 손동작은 유연하면서도 섬세하다.
4세기 말경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불교와 함께 수입된 비천상은 약간의 양식적 변천을 거치면서 한국적 비천상으로 정착되었다.
비천의 의미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 속에 비천의 자유롭고 환희에 찬 행동과 허공에 울려 퍼지는 미묘한 음악 소리를 감지할 것이며,
비천이 비행하는 불국 정토의 정경을 그려낼 것이다.
# 고구려의 장천1호고분 벽화의 비천상
두광이 표현되어 있고, 부드럽게 굴곡된 반나체의 곡선은 우아하고,
원숙하고 세련된 회화기법으로 표현한 천의와 넓은 띠는 상쾌한 상승 기운을 느끼게 한다.
이 벽화는 불국의 정경을 무한히 자유로운 비천의 모습을 통해 표현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상원사 동종의 비천상
서기 725년에 제작된 신라 종으로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종이다.
종의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수많은 비천상이 종의 곳곳에 새겨져 있다.
종복鐘腹에 부조된 비천상은 각기 무릎을 세우고 허공에 뜬 채 수공후와 생笙을 연주하고 있다.
천의 자락은 상승기류를 타고 위쪽으로 휘날리며, 띠 끝 부분의 인동忍冬 장식은 천인으로서의 비천의 매력을 고조시키고 있다.
악기를 잡은 섬세한 손끝에서 묘음妙音이 흘러나오는 것 같기도 한데,
묘음은 비천의 여성적인 생명력과 융화되어 우주적 개념의 공간을 창조한다.
상대上帶 안에 있는 반달 모양의 권역 속에는 피리와 쟁箏을 연주하고 있는 2구의 작은 비천상이 종의 둘레를 돌아가며 촘촘히 새겨져 있고,
하대下帶에도 많은 비천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각각 취악기, 피리 장고, 비파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유곽乳廓의 띠 아래 부분과 좌우에도 생笙과 요고腰鼓를 가진 비천상이 섬세하게 조각되어 있다.
이 모든 비천상들이 동시에 깨어나 춤을 추고 음악을 연주한다면 실로 장관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 성덕대왕신종, 즉 에밀레종의 비천
상원사 동종과는 달리 공양상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공양비천을 새긴 것은 성덕대왕의 공덕을 기리고 명복을 빌는 의미에서 만든 종이기 때문일 것이다.
당좌를 중심으로 마주 보고 있는 비천상은 조형미가 아주 뛰어나다.
악기 대신에 연꽃을 두 손에 받쳐 든 비천이 연화좌 위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데,
그 주위를 하늘에서 내려온 크고 작은 당초 줄기가 감싸고 돈다.
아름답고 숭고하며 깊이 모를 적막감이 있고 정적 속에 움직임이 태동하고 있다.
비천의 양쪽 겨드랑이에 걸린 박대는 얼굴 주위를 원을 그리며 맴돌다가 밑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날려 허공 위에 그 끝자락을 펼친다.
# 선암사 범종의 비천상
이 비천상도 공양비천을 새겼다.
악기 대신에 향로를 두 손에 받쳐 든 비천이 연화좌 위에 무릎 꿇고 앉아 있다.
시선이 향로를 응시하고 있다.
전체적인 그림의 윤곽이 선명하다.
# 수원 용주사 대웅전 천장의 비천상
실제 허공을 날고 있는 비천상이다.
극락조가 날아다니고 서기를 뿜어내는 여의주가 허공을 떠돌고 있는 가운데
두 비천이 부처님 머리 위를 날고 있는 광경이 천장에 펼쳐져 있다.
다리 하나를 안으로 굽히고 다른 하나는 뒤로 쭉 뻗은 비천의 자세는 공간 이동을 암시하는 상징적 자태이고,
천의와 박대가 모두 위로 향해 흐르는 모습은 부상浮上의 극적인 표현이다.
또한 천의와 박대에 장식된화려한 꽃들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신앙심의 표상으로 볼 수 있다.
# 여주 신륵사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의 비천상
납석으로 만든 팔각 화사석火舍石 각 면에 무지개 모양의 창을 낸 후, 나머지 공간에 비천상과 용문양을 정교하게 조각했다.
율동적인 몸매와 유연히 나부끼는 천의의 표현은 그대로 살아 있어 허공을 떠다니는 비천의 모습을 상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도는 선승 보제존자의 사리를 봉안한 곳이기 때문에
그 앞의 석등은 그를 위한 공양등供養燈의 성격을 가진다 또한 비천은 향과 음악으로 공양 찬탄하는 천인이다.
# 완주 송광사 대웅전 천장의 비천상
# 부산 범어사 대웅전 불단의 비천상
# 창녕 관룡사 대웅전 불단의 비천상
# 영덕 장육사 대웅전 비천상
# 문경 봉암사 지증대사적조탑의 비천상
# 정토사 흥법국사실상탑의 비천상(국립중앙박물관)
# 화순 쌍봉사 철감선사탑의 비천상
# 여주 고달사지 부도의 비천상
# 구례 화엄서 사사자삼층석탑의 비천상
'스크랩.1'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경복궁 615년만에 夜간개장 (0) | 2010.11.16 |
---|---|
[스크랩] `을사늑약의 현장`덕수궁 중명전 제모습을 찾다! (0) | 2010.10.19 |
[스크랩] 동물왕국 (0) | 2010.10.13 |
[스크랩] 슬픈 영혼의 화가<빈센트 반 고흐>의 생애 (0) | 2010.10.11 |
[스크랩] 가을로 가는 비 .. / 청맥 , 연용옥 (0) | 2010.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