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유산, 제주 [현춘식]
| ||||||
삼라만상이 살아가는 자연이나, 그 위를 유구하게 맥박 치며 흘러온 역사, 인간의 삶의 양식으로 표현되는 문화에 이르기까지 그 출중한 가치를 드러내고 널리 인정되기까지는 여러 전문가들의 오랜 연구결과가 누적되어야 가능하다. 그 단적인 예가 문화재이다.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 기념물과 민속자료로 지정되기까지는 그 방면 연구자들의 각고의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서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판명이 나야 비로소 지정받게 된다. 지난해 여름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제주의 한라산과 성산일출봉, 검은오름계 용암동굴들은 문화재로서 뿐만 아니라 관광자원으로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걸렸다.
제주는 천혜의 원색이 사시사철 넘치는 경승지이다. 성스러운 한라산을 가운데 두고 갖가지 동·식물이 살아가는 수풀과 계곡들이 곳곳에 산재하여 저마다의 절승을 자랑한다. 형형색색으로 빚어진 천연의 바위와 동굴, 울쑥불쑥 단아하게 생긴 기생화산인 오름이 360여개나 솟아올라 아름다움을 뽐낸다. 대평원처럼 펼쳐진 초원과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장엄한 폭포수들이 한 폭의 격조 높은 풍경화를 연출한다. 이처럼 하늘이 내려준 대자연의 풍광은 제주를 한국의 얼굴로 세계 속에 떠오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이 여러 측면의 학술적 연구를 통해 유네스코에 알려지고 세계적인 전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2천 년대에 접어들면서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전제로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국내외 전문가들을 제주연구에 참여시켜 왕성한 연구활동을 지원한 결과 비로소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영광을 누린 것이다. 그 동안 한라산은 제주의 대표적인 상징자연, 성산일출봉은 바다의 궁전, 용암동굴은 지하의 비경으로만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관점을 다시 돌려 다른 세계의 자연유산들과 비교연구하고 특수성들을 구명해냄으로써 한국만이 아닌 세계인들의 사랑받는 세계자연유산으로 그 명성을 떨치게 된 것이다. 이제부터 할 일이 많다. 그저 관광자원으로만 내세울게 아니라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진정한 가치규명과 보존 활용 방안에 관한 고도의 대책이 선행 되어야 한다. 그리고 제주의 자연유산을 세계로 진입시키는 꾸준한 홍보가 요구된다. 그래야 연구도 활발해지고 관광객들도 찾아온다. 세계자연유산에 대한 인문학적인 조명과 연구는 필수일 것이다. 신화와 전설, 문학과 미술 작품 등에 관한 자료들을 다방면에 걸쳐 발굴 수집하여 자연적, 인문적 특성들을 집대성 하여야한다. 이러한 결과를 얻으려면 정부와 제주도 당국이 아낌없는 지원이 따라야 마땅하다. 이러한 노력들이야말로 제주와 대한민국을 지구촌에 널리 알려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위상을 크게 드높이는 일이다. ▶ 문화재청 제주국제공항 문화재감정관실 현춘식 감정위원 |
(문화재청에서 가져옴)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색어( "윤여설")로 오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0) | 2008.10.25 |
---|---|
옛 소련 반체제 작가 알렉산더 솔제니친 타계 (0) | 2008.08.04 |
비슷한 것은 진정 진짜가 아니다 [김성한] (0) | 2008.08.01 |
시가 있는 꽃길 (0) | 2008.08.01 |
한국문단의 거목 이청준 타계 (0) | 2008.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