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것은 진정 진짜가 아니다 [김성한] | ||||||||
미술분야뿐이겠는가? 가짜 학위증, 가짜 유가증권, 가짜 유명연예인 등 가짜가 없는 분야가 없을 정도로 진짜와 가짜가 뒤섞여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 그 중 가짜 미술품은 미술의 역사와 함께 발전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근래에 와서 미술 선호 인구가 늘어나면서 미술시장의 양적, 질적 팽창이 급상승하고 있고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로 앞으로도 꾸준하리라고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동전의 앞뒤처럼 편승하는 것이 위조시장이며 중국은 위조의 역사가 1,000년 전 당대까지 올라가며 우리나라는 대략 100년 정도이다. 재화적 가치성이 인정되는 모든 미술품에는 언제나 위조와 변조라는 유사진품들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박수근, 이중섭 그림들의 위조 사건들은 이러한 세태를 잘 반영 해주고 있다. 고미술도 이전까지는 주로 도자기나 금속유물, 회화가 위변조품들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지금은 불화 민화를 비롯하여 목공예, 석조공예 등 모든 민속품들에 이르기까지 위조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제작 역사가 이미 수 천년이 지난 고미술은 과학이 발달 할수록 위조기술도 발전되었고 위조품의 유통시장 또한 국내외적으로 광범위하게 형성되고 있다. 시장규모가 커짐에 따라 위조품시장의 활동반경도 넓어져 심지어는 국제 미술품 경매시장에 까지 엄격한 심사를 뚫고 위변조품들이 출품되고 있는 실정이다(사진1) 예전엔 고미술품은 희소성과 재화적 가치성에 있는, 돈이 되는 것에 주로 공들여 위조 제작되어 졌으나 근래엔 재화가치가 극히 낮은 종류에까지 위조가 횡행하고 있다. 이는 가격이 높고 희소성이 높은 물건일수록 철저한 감정을 거치는 대신 희소성이 약하고 재화가치가 낮은 물건들은 번거로운 감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쉽게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다.(사진2) 위조품 제작자들은 이러한 허점을 노리면서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저가 (低價)미술품들을 대량 제조하여 유통시키고 있다. 제조의 공급처도 90년 이전까지는 국내에서 제작하여 국내외로 유통되던 것이 90년대 이후 중국에서 우리 미술품의 위조품이 제조되고 북한에서도 외화벌이 수단으로 위조 제작에 가세하게 하면서 우리 고미술품과 유통시장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이중에는 진품과 별반 차이 없이 교묘한 위조품들이 상상을 뛰어 넘는 정도의 고가로 호가되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은 미술품을 감정하는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긴장감을 주며 더욱 새로운 연구 과제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래서 2007년도에 고미술감정학회에서는 도자기 위변조에 대한 비교감정 연구를 위해 직접 변조의 과정을 실습하기도 하였다.(사진3, 사진4) 일반인들은 그림보다 도자기감정이 어렵다고 한다. 우선 도자기의 역사를 통하여 시대별 종류와 형태, 문양 등을 공부하여야 하나 짧은 지면을 통하여 도자기에 관련하여 단편적인 몇 가지만 가짜의 특징을 요약해본다. 우선 도자기의 표면이 건강치 못하다. 약물처리로 고풍스럽게 하거나 인위적인 산화로 표면의 광이 죽어 생명력이 없다. 도자기 감정의 마무리는 굽에서 알 수 있다. 위조 시 제일 어려운 부분이 굽처리이다. 굽의 태토에서 세월의 흔적을 알 수 있는데 위조는 인위적이고 자연스럽지 못한 굽처리에서 들통이 나기 쉽다. 변조도자기는 진품도자기에 없었던 문양을 넣거나 붉은 진사를 칠하여 다시 구워내면 감쪽같이 변조되어 가격도 수십 배가 된다. 이런 기법은 전문 감정인도 구별하기 어려워 때론 실수할 때가 있다. 이외에도 위변조의 예는 수없이 많고 기술은 매우 다양하여 감정할 때에는 오감과 육감까지 동원하여 다각도로 예리한 판단을 하여야 한다. 예술품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작품을 많이 보고 안목을 키워야한다. 또한 사심을 버려야 한다. 물욕이 앞서면 올바른 판단력을 잃을 수가 있다. 그리고 작품을 대할 때는 눈을 통하여 마음에 담아서 영혼을 울리는 기(氣)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 기의 느낌은 우리 옛 선인의 예술혼과의 만남이다. 비슷한 것은 진정 진짜가 아니다. 가짜란 진짜와 가장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진짜와는 가장 반대되는 무가치한 것이다. (사진1)분청사기상감모란당초문병 십여 년 전 외국의 경매회사에 출품되었던 조선시대 15세기 분청사기상감모란문병 위조품이다. 상감처리가 너무 잘되어 얼핏 구분이 쉽지 않지만 형태 즉 목 부분만 보더라도 진품과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왼편의 진품 분청사기는 위아래를 연결하는 목이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는 것이 특징이나 이 위조품은 거의 직선을 이루고 있는 형태다. 이 외에도 외국의 경매회사에서는 우리나라의 가짜도자기가 지금까지 자주 나타나고 있다. 경매의 관념도 우리와 다른 점이 있다. ‘As it is’ 즉 ‘있는 그대로’라고 하는 약관의 문구가 있는데 이는 당신이 보고 판단하고 책임지라는 뜻이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경매에는 더욱 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2) 분청사기상감병 전반적인 형태나 문양이 그럴 듯하나 일부러 깨트린 주둥이가 진짜 출토품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수법이다. 몸통아래 산화부분도 약물처리를 하여 세월이 오래되어 산화한 것처럼 꾸몄고 손이 잘 닿지 않는 주둥이 속에도 버짐처럼 허옇게 피어있다. 몸통의 빙렬부분에 끼인 때와 그 밖에 헝겊으로 문질러 스크레치한 것 등 세월의 흔적을 인위적으로 처리하였음을 현미경을 통하여 알 수 있다. (사진3) 청자주전자 2007년도에 직접 실습한 변조도자기이다. 우선 아무 무늬가 없고 주둥이와 손잡이가 파손되어 망실된 진품 청자주전자를 구하여 여기에 흑백상감을 하여 청자유를 씌어 다시 구웠다. 그리고는 손잡이와 주둥이 부분을 별도로 구하여 짜 맞추어 보수한 변조품이다. 새로운 상감토가 재번조시(再燔造) 기존 태토(胎土)와의 수축 팽창률의 불일치로 불규칙한 빙열(氷裂) 현상이 일어나며 청자유(釉)가 군데군데 뭉쳐짐을 볼 수 있다. 주둥이와 손잡이의 형태도 제짝이 아니어서 어색함이 있다.
<문화재청에서 가져옴>
|
'일상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옛 소련 반체제 작가 알렉산더 솔제니친 타계 (0) | 2008.08.04 |
---|---|
세계자연유산, 제주 (0) | 2008.08.04 |
시가 있는 꽃길 (0) | 2008.08.01 |
한국문단의 거목 이청준 타계 (0) | 2008.07.31 |
[Why] 독도에서 한·일(韓·日) 전면전 터진다면? (0) | 2008.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