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4

개량한복

개량한복을 입고 아파트 정원을 거닌다. 아이들이 다가와 놀려대듯 물어본다. 아저씨! 도인이세요? 초등학교 고학년정도의 아이들이다. 당찬 모습에 호기심 가득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나는 친절히 설명해 주었다. 이 옷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 옷이라고……. 그러나 그 여자 아이는 다른 사람들은 입지 않는데, 명절도 아닌데 아저씨만 그 옷을 입고 다니느냐고 반문을 한다. 함께 있던 아이들이 까르르 웃는다.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을 것 같다. 말을 하면 할수록 아이들의 조롱거리만 될 것 같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성인이 되어 최초로 한복을 입은 것은 서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던 28살 때의 여름이며 전통적인 한복을 입었다. 그 때만 해도 도심거리에 한복을 입은 대학생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요즘..

수필 2007.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