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목이(꽃뱀) - 윤여설 시인 아름다운 배암…….얼마나 커다란 슬픔으로 태어났기에, 저리도 징그러운 몸뚱아리냐 꽃대님 같다./너의 할아버지가 이브를 꼬여내던 달변(達辯)의 혓바닥이/소리 잃은 채 날름거리는 붉은 아가리로 푸른 하늘이다…… 물어 뜯어라, 원통히 물어 뜯어,/달아나거라, 저놈의 대가리!/우리 할아버지의 아내가 이브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석유 먹은 듯…… 석유 먹은 듯…… 가쁜 숨결이야./바늘에 꼬여 두를까보다. 꽃대님보다도 아름다운 빛……/클레오파트라의 피 먹은 양 붉게 타오르는고운 입술이다……스며라, 배암!/우리 순네는 스물 난 색시, 고양이같이 고운 입술……/스며라, 배암! - 서정주의 화사(花巳) 중에서 서정주의 시에서 꽃뱀은 남성을 상징한다. 즉, 치켜세운 꽃뱀의 머리는 남성성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