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및 문학행사

내가 좋아하는 시

윤여설 2006. 8. 27. 04:09

 

 

 

 

 

 

거미


                                    이 수 익



허무한 바람의 벽에
걸어놓은 그 약한 투망도
거미여,
네게 그것은 희망이다
오, 생존이다.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에도
경계하는 네 푸른 신경은 떨리어
허약해졌는가, 거미여.

태양이 마지막 피를 연소하는
일몰의 거리에서
나는 하루에 받은 인상들을 감광(感光)하고,
남몰래 밤이면 암실에서
내 영혼의 빛으로 이를 현상한다.

나는 나의 과거를 그리고
봄이면 나무에 꽃이 피는 이유를 그리고
우리들의 사생활을 그린다.

결국은 나와 결별해야 하는
그 몇 줄의 시를 위하여
나는 투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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