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문자메시지 (전편 수록)

절해고도

윤여설 2006. 1. 18. 00:41
 

 

절해고도




전율하며 다이얼을

누르면 가쁜 신호음만

아득히 물결친다

손 닿을 것 같은 먼 거리

통화해도 괴로운,

받지 않으면 하는

발기한 마음이 파도치며

절벽에 부딪친다

추를 매단 듯 무거운 수화기를

내려 놓는 뜨거운 고통

모를 게다

저 건물 너머 해당화 붉게 밝힌

그의 집

사람 좋아하는 건 죄 아니지만

이해받을 수 없는 누추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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