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ANC▶
전국 곳곳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분향소는 연일 추모객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반면 정부가 마련한 분향소는 썰렁하다고 하는데요, 왜 그런지 최훈 기자가 시민들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VCR▶
오늘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민 분향소.
한쪽 빈 공간에서
한 남성이 홀로 천 배를 올립니다.
줄줄 흐르는 땀으로,
또 참기 힘든 눈물로
온몸이 흠뻑 젖었습니다.
◀INT▶ 추모객
"그동안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드리지 못한 죄,
속죄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가정주부와 학교를 마친 학생들부터
점심시간에 짬을 내거나
아예 휴가를 낸 직장인들까지.
추모 행렬은 오늘도 돌담길을 따라
지하철역까지 길게 이어집니다.
하지만 역사박물관에 마련된 정부 분향소는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정재계 거물급 인사들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 속속 찾고 있지만,
시민들의 모습은 잘 보이질 않아
한산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긴 기다림에 지칠 만도 하지만
굳이 시민 분향소를 고집하는 이유를
추모객들에게 물었습니다.
"검찰의 수사 때문에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상황까지 온 것 같다"며
"그런 이유로 정부 분향소를 꺼리게 된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INT▶ 조희향/추모객
"그렇게 나오니까 반감 같은 것이 생겨서요.
정부 주도하는 데는 안 가고 싶었어요."
◀INT▶ 이다은/추모객
"국민들의 마음이 덕수궁 쪽에
더 많이 몰려있다고 생각해서
저는 이곳을 택하게 됐습니다."
고인이 평소 탈권위적이고 서민적이었던 만큼
격식을 차린 정부 분향소보다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분향소에
더 끌릴 수밖에 없다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INT▶ 김권철/추모객
"역사박물관은 형식도 잘 갖춰져 있고
의장대 분들도 질서정연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인생 자체가
그런 형식화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삶이었고..."
시민분향소든, 정부분향소든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마음은 같겠지만,
시민들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MBC 뉴스 최훈입니다.
(최훈 기자 iguffa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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