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아름다운 어둠(전편수록)
해갈(解渴)
윤여설
2005. 12. 26. 12:31
해갈(解渴)
여인이 기진맥진해 있다
마른침도 삼키지 못한 정욕에
열기만 뿜는 비애
까칠한 얼굴에 말라버린 가슴
은밀한 곳을 드러낸다
모자이크를 한 방죽바닥
석 달째 자비의 여인은
상사병에 자식마저 팽개친다
명태같은 몸매에 모든 것 포기하고
마른 눈으로 유혹하며 소리없이 흐느낀다
비틀리는 벼들
마침내 애틋한 시각
구원같이 온 그를 맞이한 여인은
오르가즘에 꽃같이 잠들고
젖이 흐르는 촉촉한 가슴
천지는 아이 웃음소리
행진곡처럼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