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설 2005. 12. 26. 12:30
 

껌을 씹으며 




관능의 향을 머금고

제 형태를 잃지 않으려 발버둥이지만

치아의 잔인한 애무엔 흐믈흐믈 소프트해 진다


윗니 아랫니

중립 지키며 만끽하는 애정

치아와 조화롭게 몸을 섞으며

상기한 꽃망울이 터질 때같이

흥겨워 딱 딱 소리를 낸다

싸늘한 포옹과 뜨거운 결별 그 순간의

아름다운 통곡


혀의 중개에 좌우 이동하며 즐거운데

턱은 힘겨워 통증이 온다

이 아름답고 차가운 기쁨을 맛보려고

껌을 씹는다


산뜻하게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