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설 2005. 12. 26. 12:23
 

곡예사





깎아지른 벼랑 틈에

하늘을 인 소나무 한 그루

위태하다


그렇지 않다

낡은 건물 철골이 드러나듯

실타래 얽힌 듯한 뿌리가

깊숙히 붙들고

흙이 단단히 감싼다


폭풍우에 의연히 견디며

결별을 두려워 하는 열망으로

겨운 사랑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