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광대나물

윤여설 2025. 4. 1. 10:19




광대나물




햇살보다 먼저
길가를 차지한 작은 입술,
너는 이름부터 웃음을 품었다
광대나물,
사람을 놀리는 풀.

누구 하나 주목하지 않아도
네 보랏빛 혀는
들판의 바람에 기꺼이 노래를 부른다.

돌틈에서도, 마른 흙에서도
사람 손 닿지 않는 자리에 피어나
어디든 봄이라 속삭이며
아이처럼 깔깔 웃는다.

오늘도
너를 지나치다 멈춰 서서
슬며시 눈을 맞춘다.
세상이 아직 따뜻하구나,
네가 웃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