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설 2016. 9. 19. 23:04





띠살문

                          

                     - 윤여설 시인


어느 음식점에 
띠살문이 벽에 서 있다
퇴물도 못된 그저 장식품 
박리되어 골격만 앙상하지만
정감 있고 부드럽다 
서구식 실내에서  
포근히 친근감이 배어난다

유심히 바라봤더니
갑자기 문풍지가 소리 없이 진동하며 
문이 열리고 고향마을이 나타난다
보고 또 보고 싶은 앞산!
폐허된 생가의 앞마당!
무성한 잡풀사이 바람과 새들이
어울려 한마당 축제판이다

정신을 가다듬었더니, 도심 거리의 네온이
손짓한다

띠살문도 나도 이방인이구나!

내가 외부와 첫 대면도 
저 문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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