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꽃 /가향 박동월
못내 서러워 아파서
핏덩이 같은 눈물 뚝뚝 떨어져
타고나서도 재가 되고
내가 되어 흐르고
못다 떨어낸 눈물은
오래껏 내 가슴팍 베고
옥양목 이불 홑청에
얼룩으로 베어
이젠 벗어 던지려는 설움의 끝을
바람은 봄의 이름으로
가슴을 두드리고
약속처럼
무명옷 봉오리마다
운명처럼
맑은 햇살 물오르니
이젠 풀어헤치려나
가슴 속 깊은 이야기보따리들을
차곡차곡 속이야기
바람 스치는 가지에 달아두고
가슴 두근두근 떨리는 첫날밤에
세월이 천국으로 다가오길 손 모으며
쪽 비녀 끝에 부서지는 달빛 사이로
우윳빛 꿈결을 비춰주렴
새악시여
이제
전설처럼 은밀한 태초의 속살을 열어주렴
*낭송/세미 서수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