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설 2007. 3. 24. 08:13
 

 


까치둥지




마른 가지를 물고

비상하는 저 의젓 순박한 자태

흔들리는 가지 위에

잔가지를 물어다 소담스런

둥지 틀어 한겨울 삭풍에 견디는

너는 안다

잔가지 하나가 둥지가 되는 것을

수학을, 도덕을 몰라

둥지는 두 개가

필요치 않은 걸 은막의 알에서 깨친다

비굴치 않은 까닭에

잔가지를 물어 나르면

둥지를 못 트는 일도

다른 둥지에 얹혀 사는 법도

이 둥지 저 둥지 옮겨다니는 일도 없다

아침 햇살사이 자랑스런 둥지 옆 한 쌍

정담을 나눈다

까 까 까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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